성형칼럼
엉덩이의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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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압구정필
조회 789회 작성일 19-03-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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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아름다운데도 가장 소외받는 신체기관은?
쉬운 질문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런 곳이 딱 하나 있다.
우리 몸에서... 바로 “엉덩이”다.
엉덩이는 우리 몸에서 숨겨진 아름다운 곳 중 하나다. 바로 가슴처럼! 보라, 둘 다 형태까지도 거의 흡사하지 않은가. 크기가 비슷하고 모양도 비슷한 것이 좌우로 2개씩인 것도 그렇거니와 상하 좌우로 부드럽게 동그란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며, 살포시 부드러운 느낌이며 풍만하여 그 가운데 골이 파인 것까지도 거의 똑같다. 심지어 보는 이로 하여금 섹시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것까지도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엉덩이를 이용하여 장난스럽게 만든 영상이나 사진을 가끔 보게 되면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양 엉덩이가 시작되는 위쪽을 천으로 가리고 아래쪽은 삼분의 이만 가리면, 눈에 보이게 되는 위쪽의 삼분의 일의 엉덩이는 틀림없는 가슴처럼 보인다. 가슴 깊게 파인 옷 언저리로 살짝 내민 영락없는 가슴 윗부분의 모습이다! 조물주는 왜 이렇게 사람의 엉덩이와 가슴을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을까? 이는 다른 어떤 동물에게서도 볼 수 없는 사람만의 특징이 틀림없는데 의학을 전공하였고 더구나 성형외과 전문의인 나도 그 이유를 모른다. 가슴과 엉덩이는 발생학(embryology)적으로도 별 관계가 없는데...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특징이 사람에게만 있는 것일까? 직립하는 유일한 동물이라서? 두 발로 서서 신체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니까 각각 앞 뒤와 위 아래에 위치하도록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실없는 추측을 해 보기도 한다.
어쨌든 엉덩이는 가슴 못지않게 아름다운 외부 신체부위 중 하나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가슴보다 엉덩이가 아름다운 몸매에 대한 기여도가 더 클 수도 있다. 아름다운 옷매무새를 가지려면 역시 밋밋한 가슴이나 엉덩이보다는 어느 정도 풍만해야 한다. 밋밋하거나 처진 가슴이 아름답지 않은 것처럼 엉덩이도 밋밋하거나 처지면 아름답지 않다. 이런 체형에서 가슴은 소위 뽕(?)브라나 옷가지만으로도 임시방편으로 충분히 위장할 수가 있지만 불쌍한 엉덩이는 그런 장치나 옷가지만으로 예쁜 외관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런데도 엉덩이는 가슴만큼 사랑을 받기는커녕 다른 신체부위만큼의 관심조차도 받지 못한다. 가슴은 영양크림으로 마사지도 해주고 브라 등으로 보호 해주기도 하지만 엉덩이는 그런 크림이나 마사지 또는 보호대는커녕 위치도 불결하기 쉬운 부위에 위치해 있다. 참 아깝고 불행하다. 외부 신체의 어느 부위 하나 귀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서 보호도 받고 대접도 받는다. 이목구비며 얼굴이며 팔다리, 몸통, 가슴, 배 등 모든 신체 부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살아있는 조직도 아닌 손발톱이나 머리털까지도 매일 다듬고 손질하고 화장까지 치장까지 하지 않던가? 더구나 하루 종일 사용하지도 않고 다만 걷거나 서 있을 때만 수고하는 깨끗하지도 않은(?) 발까지도 대접을 받는다. 족욕도 해주고 피로도 풀어주며 발 마사지까지도 해준다. 움직이는 외부 신체부위들이라 해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종종 쉴 수가 있고 또 잘 때는 완전한 휴식을 허용 받는다. 그러므로 엉덩이도 가슴 정도는 아니어도 적어도 다른 부위 정도의 보호와 대접은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유일하게 엉덩이만은 거의 하루 종일 쉴 사이 없이 일을 하면서도 푸대접이다. 아니 실상은 학대에 가깝다. 서 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가 맡은 일은 신체 균형만 유지하는 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앉아있을 때는 체중의 대부분을 지탱하면서 밑에서 짓눌려야 하고 누웠을 때도 마찬가지로 짓눌리는 신세가 된다. 외부 신체 모두가 긴장을 풀고 쉬는 잠자는 시간에도 계속적으로 눌려서 압박을 당하는 참 불쌍한 엉덩이다. 심지어는 체벌을 가할 때에도 제일 만만하게 엉덩이 때리기가 아니던가?
24시간 누워만 있어야 하는 중환자는 물론 오래 누워 있어야 하는 환자들 모두가 조금만 방심하면 이 불쌍한 엉덩이에 욕창이 발생한다. 욕창은 이 예쁘고 아름다운 엉덩이의 피부와 살이 썩는 과정이며 방치하면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환자들에게 생명장치를 유지하는 다음으로 중요 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시간마다 수시로 해줘야 하는 “체위변경”이다.(욕창을 치료하는 학문은 성형외과 영역이다. 대학병원 교수 재직 시 이 엉덩이 욕창에 대한 수술을 참 많이 시행했고 새로운 수술법도 개발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개원하여 가슴성형만을 주로 하게 된 뒤 어느 날 불쌍한 이 엉덩이가 떠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모양도 느낌도 가슴과 비슷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리라.
이 아름답지만 불쌍한 엉덩이에도 조금의 관심을 기울이면 좋을 것 같다. 아름다운 가슴을 위해서 하듯 마사지도 자주 해주고 누울 때도 옆으로 눕기도 하며 관심과 보호를 해주면 좋지 않을까? 다행스러운 것은 제자 중 하나가 엉덩이 성형수술 전문가가 되었으니 그나마 엉덩이에게 아주 조금 희망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2019년 1월 9일)
-끝-
쉬운 질문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런 곳이 딱 하나 있다.
우리 몸에서... 바로 “엉덩이”다.
엉덩이는 우리 몸에서 숨겨진 아름다운 곳 중 하나다. 바로 가슴처럼! 보라, 둘 다 형태까지도 거의 흡사하지 않은가. 크기가 비슷하고 모양도 비슷한 것이 좌우로 2개씩인 것도 그렇거니와 상하 좌우로 부드럽게 동그란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며, 살포시 부드러운 느낌이며 풍만하여 그 가운데 골이 파인 것까지도 거의 똑같다. 심지어 보는 이로 하여금 섹시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것까지도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엉덩이를 이용하여 장난스럽게 만든 영상이나 사진을 가끔 보게 되면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양 엉덩이가 시작되는 위쪽을 천으로 가리고 아래쪽은 삼분의 이만 가리면, 눈에 보이게 되는 위쪽의 삼분의 일의 엉덩이는 틀림없는 가슴처럼 보인다. 가슴 깊게 파인 옷 언저리로 살짝 내민 영락없는 가슴 윗부분의 모습이다! 조물주는 왜 이렇게 사람의 엉덩이와 가슴을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을까? 이는 다른 어떤 동물에게서도 볼 수 없는 사람만의 특징이 틀림없는데 의학을 전공하였고 더구나 성형외과 전문의인 나도 그 이유를 모른다. 가슴과 엉덩이는 발생학(embryology)적으로도 별 관계가 없는데...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특징이 사람에게만 있는 것일까? 직립하는 유일한 동물이라서? 두 발로 서서 신체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니까 각각 앞 뒤와 위 아래에 위치하도록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실없는 추측을 해 보기도 한다.
어쨌든 엉덩이는 가슴 못지않게 아름다운 외부 신체부위 중 하나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가슴보다 엉덩이가 아름다운 몸매에 대한 기여도가 더 클 수도 있다. 아름다운 옷매무새를 가지려면 역시 밋밋한 가슴이나 엉덩이보다는 어느 정도 풍만해야 한다. 밋밋하거나 처진 가슴이 아름답지 않은 것처럼 엉덩이도 밋밋하거나 처지면 아름답지 않다. 이런 체형에서 가슴은 소위 뽕(?)브라나 옷가지만으로도 임시방편으로 충분히 위장할 수가 있지만 불쌍한 엉덩이는 그런 장치나 옷가지만으로 예쁜 외관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런데도 엉덩이는 가슴만큼 사랑을 받기는커녕 다른 신체부위만큼의 관심조차도 받지 못한다. 가슴은 영양크림으로 마사지도 해주고 브라 등으로 보호 해주기도 하지만 엉덩이는 그런 크림이나 마사지 또는 보호대는커녕 위치도 불결하기 쉬운 부위에 위치해 있다. 참 아깝고 불행하다. 외부 신체의 어느 부위 하나 귀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서 보호도 받고 대접도 받는다. 이목구비며 얼굴이며 팔다리, 몸통, 가슴, 배 등 모든 신체 부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살아있는 조직도 아닌 손발톱이나 머리털까지도 매일 다듬고 손질하고 화장까지 치장까지 하지 않던가? 더구나 하루 종일 사용하지도 않고 다만 걷거나 서 있을 때만 수고하는 깨끗하지도 않은(?) 발까지도 대접을 받는다. 족욕도 해주고 피로도 풀어주며 발 마사지까지도 해준다. 움직이는 외부 신체부위들이라 해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종종 쉴 수가 있고 또 잘 때는 완전한 휴식을 허용 받는다. 그러므로 엉덩이도 가슴 정도는 아니어도 적어도 다른 부위 정도의 보호와 대접은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유일하게 엉덩이만은 거의 하루 종일 쉴 사이 없이 일을 하면서도 푸대접이다. 아니 실상은 학대에 가깝다. 서 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가 맡은 일은 신체 균형만 유지하는 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앉아있을 때는 체중의 대부분을 지탱하면서 밑에서 짓눌려야 하고 누웠을 때도 마찬가지로 짓눌리는 신세가 된다. 외부 신체 모두가 긴장을 풀고 쉬는 잠자는 시간에도 계속적으로 눌려서 압박을 당하는 참 불쌍한 엉덩이다. 심지어는 체벌을 가할 때에도 제일 만만하게 엉덩이 때리기가 아니던가?
24시간 누워만 있어야 하는 중환자는 물론 오래 누워 있어야 하는 환자들 모두가 조금만 방심하면 이 불쌍한 엉덩이에 욕창이 발생한다. 욕창은 이 예쁘고 아름다운 엉덩이의 피부와 살이 썩는 과정이며 방치하면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환자들에게 생명장치를 유지하는 다음으로 중요 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시간마다 수시로 해줘야 하는 “체위변경”이다.(욕창을 치료하는 학문은 성형외과 영역이다. 대학병원 교수 재직 시 이 엉덩이 욕창에 대한 수술을 참 많이 시행했고 새로운 수술법도 개발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개원하여 가슴성형만을 주로 하게 된 뒤 어느 날 불쌍한 이 엉덩이가 떠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모양도 느낌도 가슴과 비슷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리라.
이 아름답지만 불쌍한 엉덩이에도 조금의 관심을 기울이면 좋을 것 같다. 아름다운 가슴을 위해서 하듯 마사지도 자주 해주고 누울 때도 옆으로 눕기도 하며 관심과 보호를 해주면 좋지 않을까? 다행스러운 것은 제자 중 하나가 엉덩이 성형수술 전문가가 되었으니 그나마 엉덩이에게 아주 조금 희망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2019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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