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칼럼
큰 가슴과 골프의 은밀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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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압구정필
조회 353,981회 작성일 04-04-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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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싱글기념 저녁을 산다구?..."
"자네가 싱글이 되도록 만들어 줬잖은가?
집사람이 너무 좋아 난리야...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기로 하고 꼭 나오는거지?"
친구와 영문모를 전화를 끊고 나서 아무리 생각해도 감이 잡히질 않았고
만날때까지도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누구에게 골프를 가르친 적도 또 그럴만한 실력도 안되는데...
왜 이 친구는 자기 부인이 싱글이 된 것을 내 덕택이라고 할까?
약속장소에 가면서도 곰곰히 생각에 생각을 더듬었다.

일년전에 이 친구 부인이 병원에 왔었다.
"가슴을 좀......"
홍당무가 되어 남편의 친구인 나에게 내보인 가슴은,
저런 가슴으로 두 아이에게 수유가 과연 가능했을까 하는 정도였다.
" 이제사 가슴을 크고 예쁘게 하여 뭐 하시려구요?...나이가 얼만데..."
녀석이 자기 장난감(?)이 작다고 투정을 했나?
속으로는 약간 점잖치 못한 생각까지 떠올리며,
좀 짖궂은 내 질문에 삼십년전 수줍음을 잘 타던 처녀때보다 더 부끄러워 하였다.
"골프 스윙을 할 때 브라가 헐렁거리고 너무 걸리적거려서요......"
그때서야 비로소 나도 정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가슴이 절벽인 여성들은 소위 뻥브라(?)를 하게 된다.
스윙을 할 때에 가슴이 없는 여성은 브라가 가슴에 고정이 안되니(더구나 뻥브라인 경우에는) 브라가 제멋대로 좌우로 움직이게 되고 끈이 어깨에서 흘러내리기도 하여
스윙을 방해하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친구와 부인은 우리 친구들 가운데서도 금슬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일찍부터 부부가 함께 골프를 시작하고 오랜 세월을 거의 같이 라운딩을 즐기고 있어
그렇지 못한 우리들의 부러움을 샀던 바였다.

이러한 사유로 그 친구 부인에게 가슴수술을 해줬던 기억은 나는데
그것이 싱글과 과연 무슨 관계가 있을까?
“가슴수술후 저도 모르게 임팩트도 좋아지고 샷이 정교해졌을 뿐더러 비거리도 늘어난걸 느꼈어요.”
밝게 웃으며 말하는 부인은 일년 전 병원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 젊고 싱싱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스윙에 방해가 되는 뻥브라가 아니고 진짜 브라를 했다 하여 골프 실력이 갑자기 늘다니...
이는 아마도 심리적 영향과 그 동안의 노력의 결과일 것으로 간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뻥브라가 방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으나
“커진 가슴이 오히려 새로운 방해 요인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전혀 반대로 놀라울 정도로 좋아지다니...
싱글을 자랑하고 싶어 가슴핑계를 대면서 나를 불러낸 것은 아닐까?
이러저러한 생각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다음날 부랴부랴 모 선배님께 전화 다이얼을 돌렸다.
우리 의사들 사이에 “골프의 달인”이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골프협회 이사이다 .
그런데 답은 의외로 운동역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다는 거였다.
몇그램의 무게- 아주 미세한 차이에도 큰 영향을 받는 예민한 운동이 바로 골프가 아닌가? 큰 가슴은 무게 중심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신체하부의 엉덩이와 함께 신체상부에서 또 하나의 축을 견고한 척추에 만들어 줄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스윙자세가 좋아지니 샷이 정교해지고 그러니 골프가 좋아질 수 밖에...

그 후 나는 TV골프채널에서 게임보다도 LPGA의 프로들의 가슴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하나같이 큰 가슴이 아닌가?
구태여 맘씨좋은 아줌마 로라 데이비스를 들지 않더라도 그린의 여왕 쏘렌스탐을 비롯, 케리 웹, 그리고 국내파로서 LPGA를 석권했던 P모, 또다른 P, S, K ... 등 모두가 한결같이 자신의 체격에 비해 가슴이 크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전의 다케후지 클래식에서 우승한 크리스티 커 까지도...
가슴이 커서 골프를 잘하는지 골프를 잘해서 가슴이 커졌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어떤 관계가 밝혀진다면 큰 일이다. 여성골퍼들에게 가슴확대수술이 유행하게 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남성골퍼들마저 너도 나도 가슴확대수술을 하려 든다면 한바탕 난리가 날 테니까...
농익은 봄날 오후에 당치도 않은 황당한 걱정을 하는 나를 발견하고 혼자 쓴 웃음을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