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 공개상담
그렇게 생각하셨다니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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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압구정필
조회 67회 작성일 04-11-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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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압구정필 김잉곤입니다.

잘 내려가셨나요?
님의 말씀처럼 희망을 가지시고 먼곳에서 올라오셨는데
나중에 가실 때에는 눈가에 이슬이 맺히신 걸 보고 여간
제 마음이 여간 안타까웠던 게 아니랍니다.
알고보면 저는 마음이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예요.
오히려 여린 편이지요.
그러나 벌써 4반세기를 환자와 생활하다보니
저에겐 하나의 철학이 생겼습니다.
환자앞에서는 약한 모습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가슴이 아파도 아픈 척을 해서는 안되며
안되는 것은 과감히 안된다고
가슴이 아닌 냉정한 머리로
말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괜히 인정에 끌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가 없기 때문에
환자에 쏠린 올바르지 못한 판단을 내리게 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되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울 땐 한없이 부드럽다가도 이것이 아닌데 싶으면
강력하게 이것이 아니라고 환자를 설득시켜야 하지 않겠어요?
환자는 의사에게 매달리고자 하므로
실날같은 희망이라도 보이게 되면
항상 확대해석을 하려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럴 경우 환자로 하여금 불가능한 미련을 더 갖지 않도록
진정 환자를 위한다면 아닌 것은 절대 아니라고
냉철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환자를 진정 위하는 길이지요.
교수시절에도 저는 제자들에게 이런 뜻을 늘 강조하곤 했었지요.
이러한 저의 태도에 부풀었던 희망이 실망으로 변하실 수 밖에요!
그러나 그것은 님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타 병원에서 두번씩이나 하신 수술이지만
역시 님의 마음에 안 드셨잖아요?
지금 상태에서 저희 병원에서 더 어떻게 해드려도
좋은 결과가 안 나올 것이 뻔하다면
과감히 안 된다고 말해야 되잖겠어요?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님의 얼굴은 걱정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것이 결코 아니예요!
아직도 평균보다 훨씬 뛰어난 미모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님께서 자신의 얼굴에 만족하시고
무엇보다도 자신있게 사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도 아름다운 편이거든요!

병원문을 나서면서 기분이 안 좋으셨던 생각이 이제 바뀌었고,
그래서 "정말 중요한 건 제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니
이 말을 듣는 저도 정말 저의 마음이 기뻐지는 걸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님에게 수술을 안 해드린 것은 정말 님을 위해서였어요.
왠만한 병원에 가셔서
무슨 수술을 원하신다 하게되면
대부분이 수술을 해드리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해서는 별 효과도 없고
그래서 불필요한 수술이라고 생각되면
절대로 아무리 졸라도 수술을 안 해드립니다.

절 만나보고 싶은 소원을 푸셨다니
좀 비싼 소원풀이셨지요?
아주 먼곳에서 오시느라 힘드셨으니까요.
그러나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달으셨으므로
더 값진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빈 말이 아니고 지금 님께서는 지금도 아름다우시므로
"아, 나는 아릅답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사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사시면
실제로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지는 것을 곧 느끼실 거예요.
더 아름다워진 모습이 되시면 그때 다시 오셔서 자랑해주시길 바랍니다.

본의 아니게 글이 길어졌네요.
지금 마음을 길이 간직하시어
늘 행복한 나날이 되도록 바라겠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의술과 예술의 만남 압구정필 성형외과 김잉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