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칼럼
쌍꺼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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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압구정필
조회 401회 작성일 02-11-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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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有感

25년만에 고국에 들른 친구에게 서울에 다시 들어와서 본 것 중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인가
물었더니 무엇보다도 여자들이 대단히 아름다워졌다는 것을 첫째로 꼽았다. 으레 빌딩숲과
자동차 행렬을 꼽으리라했던 나의 기대는 어긋나도 한참이나 어긋났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의식한 듯 아름다운 여자들이 많은 것은 풍족해진 의식주와 화장술의 발달때문이기도 하겠
지만 너희 성형외과의사들이 단단히 한몫 거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쌍꺼풀수술만 보아도 이제 보편화되어있다. 과거에는 수술한 사실을 숨기고자 하였
으나 이제는 쌍꺼풀수술을 했기 때문에 아름다운 눈매를 갖게 되었노라고 오히려 자랑하기
도 한다.
그러면 누구나 쌍꺼풀수술을 받으면 눈도 예뻐지고 얼굴도 아름다워 보일까? 어떠한 눈이 아름다운 눈일까? 서양인의 쌍꺼풀눈일까. 동양인의 외꺼풀 눈일까. 이를 논하기 전에 조선시대 미인도나 일본,중국 등의 미인도의 미인들을 보면 한결같이 모두가 눈이 가늘고 외꺼풀이다. 그 시대에는 모두 외꺼풀이어서 그랬을까. 천만에다. 그 시대의 그림중에서도 험상궂고 무서운 얼굴은 모두 눈이 동그랗고 쌍꺼풀진 눈이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잠을 자는 장비를 살해하려던 자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만다는 장면이 나온다. 까닭인즉슨 장비의 눈은 고래 눈처럼 하도 커서 잠을
잘 때에도 눈꺼풀이 닫히지 않아 마치 눈을 뜨고있는 것처럼 보여서 살해하러 잠입하였다가
질겁을 하고 도망쳐 나왔다는 것이다. 잠을 잘 때 눈꺼풀이 닫히지 않는다면 현대 의학적으
로는 분명히 일종의 치료대상이 되어야할 질환이겠지만 원래 중국인들은 과장을 즐기는지라
눈이 커서 무섭다는 의미를 살리고자 했을 것이다.

자비롭고 포근함을 주는 부처님 눈은 모두 외꺼풀이고 눈이 가늘고 길다. 반면 사천왕들의
눈이나 그 밑에 깔려 절규하는 악마들의 눈은 동그랗고 쌍꺼풀이다. 누가 부처님의 외꺼풀
눈이 밉고 무서우며 악마들의 쌍꺼풀 눈이 곱고 아름답다고 하겠는가! 꽤 오래전 국제영화
제에서 수상한 "서편제"의 여주인공의 눈이 동그란 눈에 쌍꺼풀이었던가.

身土不二란 말이 등장한지도 꽤 오래되었다. 먹는 것 입는 것만 身土不二하지 말고 사고
방식에서도 이제 身土不二해야하지 않을까. 남이 든 떡이 커보인다고 진짜 좋은 자기 것을
내던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서양의 미적 기준을 추구하다보면 항상 그들을 뒤따르는
모방만 있을 뿐이지 그들을 앞설 창조란 기대할 수 없다. 서양의 미적 기준을 동양에 적용
한다고 동양인이 어떻게 서양인이 될 수 있겠는가. 무조건 서양인의 미적 기준에다 동양인
을 뜯어 맞추기보다는 동양인 나름의 장점은 더욱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 그게 바로 미용
성형술의 身土不二이고 금상첨화가 아닐까. 세계미인대회에서도 늘 한국 미인이 세계 최고
가 될테고 말이다.
붙임: 실제로 외꺼풀 눈은 은근함과 신비로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작거나 답답하게 보일
때는 대부분 쌍꺼풀을 만들어 주면 훨씬 시원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쌍꺼풀수술을 할 때 가
장 중요한 점은 얼굴에 맞게 자연스러워야한다는 것이다!